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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코칭

인지행동 접근 — "생각을 바꾸면 감정이 바뀐다"는 말의 뿌리

by 맘맘톡(가치코치) 202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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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기분도 바뀐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아이에게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다르게 생각해 봐"라고 말해 본 적이 분명 있으실 겁니다. 오늘은 심리코칭 시리즈 여섯 번째 편으로, 이 말이 어디서 나왔고, 심리학에서는 어떤 틀로 정리됐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앞선 편에서 다룬 정신분석은 마음 깊은 곳의 무의식을 들여다보는 쪽이었습니다. 인지행동 접근은 그 결이 사뭇 다릅니다. 무의식까지 깊이 들어가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에 먼저 집중합니다. 그 생각이 감정과 행동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피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같은 사건을 겪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이유를 이 접근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을 보는 생각이 감정을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특별한 이론처럼 들리지만, 실은 우리가 이미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는 말로 일상에서 늘 쓰고 있던 방법이기도 합니다. 오늘 그 설명을 처음 체계화한 두 사람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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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지행동치료 (학지사, Jesse H. Wright 외)

Q. "생각이 감정을 만든다"는 말은 누가 처음 체계화했나요

앨버트 엘리스(Albert Ellis)는 1955년 "합리적 치료(Rational Therapy)"라는 이름으로 이 접근을 처음 내놓았습니다. 이후 1961년에는 감정의 역할을 더 드러내려 "합리적·정서적 치료(RET)"로, 1993년에는 행동까지 포함해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로 이름을 넓혀 갔습니다.

엘리스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일어난 사건 자체인가, 그 사건을 보는 생각인가?" 그는 답을 생각 쪽에 두었습니다. 같은 시험 점수를 받아도 "망했다, 난 끝이다"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이번엔 이 부분이 약했구나"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그 증거였습니다.

엘리스는 처음에는 다름 아닌 정신분석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환자를 오래 치료해도 변화가 더디다고 느끼면서, 무의식을 오래 파고드는 대신 지금 머릿속의 생각을 직접 다루는 쪽이 더 빠르고 실제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앞선 편에서 다룬 정신분석의 흐름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갈림길이 생겨난 셈입니다.

Q. ABC 모델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엘리스는 이 과정을 ABC 모델로 정리했습니다. A는 사건(Activating event), B는 그 사건에 대한 믿음·생각(Belief), C는 그 결과로 나타나는 감정과 행동(Consequence)입니다. 많은 사람이 A가 곧바로 C로 이어진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B가 끼어 있다는 것이 이 모델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연락을 안 받았을 때(A), "나를 무시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B) 서운함과 화가 올라옵니다(C). 반면 "바쁜가 보다"라고 생각하면 같은 A에서도 C가 훨씬 가볍습니다. 사건은 하나인데 생각이 갈리면서 결과도 갈리는 것입니다. 엘리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많은 괴로움이 "반드시 그래야 한다", "완벽해야 한다"처럼 지나치게 엄격한 생각(그는 이를 "당위적 요구"라 불렀습니다)에서 온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ABC 뒤에 D와 E를 더 붙였습니다. D는 그 경직된 생각에 "정말 꼭 그래야만 하나?"라고 논박(Dispute)하는 단계이고, E는 그 논박 뒤에 생기는 더 효과적인 새로운 믿음(Effective new belief)입니다. "친구가 날 꼭 좋아해야 한다"는 생각을 "좋아하면 좋지만, 안 그래도 내가 무너지는 건 아니다"로 바꾸는 과정이 D와 E의 예입니다. 이렇게 다섯 글자(ABCDE)로 간단히 정리해 놓으니 누구나 따라 하기 쉬운 틀이 되었습니다.

구분엘리스(REBT)

시작연도 1955년
핵심틀 ABC모델(사건-믿음-결과)
다루는대상 당위적·경직된 생각
강조점 생각에 직접 논박하기

Q. 벡의 인지치료는 무엇이 달랐나요

엘리스보다 약 20년 뒤인 1976년, 아론 벡(Aaron Beck)은 우울증을 연구하며 비슷하지만 다른 틀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우울한 사람들에게서 자신·세상·미래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생각의 패턴을 발견했고, 이를 인지삼제(cognitive triad)라 불렀습니다. "나는 부족하다, 세상은 가혹하다, 미래는 어둡다"는 생각이 거의 자동으로, 의식하지 못한 채 스쳐 간다는 것입니다.

벡은 이런 생각을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라 불렀습니다.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본인도 알아채기 어려운 생각입니다. 치료의 핵심은 이 생각을 하나씩 알아채고, "정말 그런가?"라고 함께 검증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엘리스가 경직된 생각에 직접 맞서 논박하는 쪽에 가까웠다면, 벡은 그 생각이 사실인지 함께 차근차근 따져 보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벡의 방식은 "그 생각이 틀렸다"고 바로 지적하기보다, "그렇게 생각할 근거가 뭐가 있을까", "다르게 볼 수 있는 근거는 없을까"처럼 함께 증거를 찾아보는 질문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그의 접근은 상대를 몰아세우는 느낌이 덜하고, 오늘날 우울·불안을 다루는 상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틀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Q. 이 접근을 코칭에서는 어떻게 쓰나요

코칭이나 일상 대화에서는 이 틀을 단순화해서 씁니다. 아이가 "난 수학을 못해"라고 말할 때, 그 말 자체를 사실로 받아들이기보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일이 있었어?"라고 물어보는 것이 ABC 모델을 가볍게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사건과 생각을 분리해서 보여 주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생각을 바로 고치려 들기 전에, 먼저 그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 같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건 틀린 생각이야"라고 단정하면 아이는 반박당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다르게 볼 수도 있을까?"처럼 여지를 남기는 쪽이 아이 스스로 생각을 들여다보게 돕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나는 발표만 하면 꼭 망친다"고 말한다면, "지난번엔 정말 다 망쳤어? 잘된 부분은 하나도 없었어?"처럼 구체적인 증거를 함께 찾아보는 질문이 도움이 됩니다. "넌 안 그래"라고 바로 반박하기보다, 아이가 가진 생각을 같이 들여다보며 빠진 조각이 있는지 천천히 찾아가는 쪽이 벡의 방식에 더 가깝습니다.

맘맘톡

엘리스와 벡이 보여 준 통찰은 분명 유용합니다. 같은 일을 겪어도 그 일을 보는 생각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관찰이고, 아이와의 대화에서도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생각을 돌아보는 습관은 분명 좋은 습관입니다.

다만 이 접근이 한 걸음 더 나아가 "생각만 바꾸면 사람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전제로 이어질 때는 짚어 볼 지점이 생깁니다. 벨직 신앙고백(1561) 제14조는 다른 진단을 내놓습니다 — 인간은 타락으로 "자기가 받았던 모든 뛰어난 선물을 잃었고 그 가운데 작은 흔적만 남았을 뿐"이며, "사람은 죄의 노예일 뿐이고,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 이성과 생각하는 능력 자체도 그 타락의 영향 밖에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생각이라는 도구 자체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고백입니다.

즉 생각을 점검하고 바꾸는 훈련은 일상의 감정을 다루는 데 실제로 유익하지만, 그 훈련을 하는 "생각하는 능력" 자체가 완전무결한 도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각으로 생각을 고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구분을 기억해 두면 인지행동 접근을 더 겸손하게,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쓸 수 있습니다.

엘리스와 벡 모두 "생각을 점검하는 그 사람" 안에, 스스로는 보지 못하는 더 깊은 왜곡이 있을 가능성까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ABC의 D(논박) 단계를 거치는 주체도 결국 같은 사람의 생각이기 때문에, 그 생각 자체가 이미 치우쳐 있다면 논박하는 과정조차도 그 치우침 안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벨직 신앙고백이 "작은 흔적만 남았다"고 짚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며, 그래서 생각을 점검하는 일에는 늘 어느 정도의 겸손함이 함께 필요합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생각을 바꿔 봐"라고 말할 때, 그것이 아이를 돕는 좋은 도구라는 것과 함께, 생각을 다루는 그 생각마저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부모가 먼저 기억해 두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생각을 고쳐도 여전히 힘들어할 때, "왜 안 고쳐지지"라고 다그치기보다 "생각만으로 다 되지 않는 자리도 있다"는 걸 받아 주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나는 원래 이런 성격이라 안 바뀐다"는 생각에 스스로 논박까지 해 보고도 똑같은 자리로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생각을 더 열심히 바꿔야지"라고 몰아붙이기보다, 생각만으로 닿지 않는 더 깊은 자리가 있다는 것을 함께 인정해 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큰 쉼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점검하는 습관은 오늘도 내일도 꾸준히 아이에게 가르쳐 주시면 좋습니다. 다만 그 습관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마법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생각으로도 끝내 풀리지 않는 자리를 아이가 혼자서만 짊어지지 않게 해 주시는 것, 이 두 가지를 함께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생각보다 사람 자체의 가능성에 무게를 둔 인본주의 심리학을 짚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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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앨버트 엘리스 REBT(1955·1961·1993)·아론 벡 인지치료(1976) — 심리치료사 복수 자료 교차확인 · 벨직 신앙고백(1561) 제14조 — 북미주 기독개혁교회(CRCNA) 영문본(crcna.org) 원문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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