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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코칭

좋아하는 과목만 붙잡고 싫어하는 과목은 거들떠도 안 보는 아이, 편식이 아닌 까닭이 있습니다

by 맘맘톡(가치코치) 2026.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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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과목 책은 시키지 않아도 펼치는데, 싫어하는 과목 책은 눈앞에 갖다 놔도 손도 안 댑니다. 숙제도 좋아하는 것부터 끝내 놓고, 나머지는 늘 뒷전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왜 이렇게 과목마다 극단적으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지, 그리고 그 앞에서 부모가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짚어 보려 합니다. 편식하는 버릇이 아니라, 그 과목 앞에서 아이가 느끼는 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먼저 보겠습니다.

Q. 왜 이렇게 과목마다 태도가 극단적일까요

관심이 가는 쪽으로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되는 경향을 흥미 편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재미있는 일에 자연스럽게 더 끌리고, 재미없는 일은 애써 미루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이 쏠림이 아직 조절되지 않은 채 그대로 드러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흥미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많은 경우, 아이가 "좋아한다"고 말하는 과목은 사실 "잘한다고 느끼는" 과목과 겹칩니다. 반대로 "싫어한다"는 과목은 "못한다고 느끼는" 과목인 경우가 많습니다. 흥미와 "잘한다는 느낌"은 서로 맞물려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과목마다 "나는 이걸 잘 해낼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가 다른 것을 과목별 자기효능감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아이라도 수학에서는 자기효능감이 높고 국어에서는 낮을 수 있고, 그 차이가 그대로 "좋아하는 과목, 싫어하는 과목"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한 과목만 붙잡고 다른 과목은 거들떠도 안 볼 때 "편식하는 버릇"으로 보기보다, "이 과목에서는 아직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적구나"로 먼저 읽어 주시는 편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 더 가깝습니다.

연구에서도 아이들은 대체로 어릴 때 자기 능력을 낙관적으로 보다가 학년이 오를수록 그 느낌이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습니다(일찍부터 자신을 의심하는 아이도 있다는 점은 연구진도 함께 밝혔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아이는 어렵게 느껴지는 단원을 만나 한 번 크게 막힌 경험이 쌓이면서, 그 과목 전체를 "나와는 안 맞는 과목"으로 넓혀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한 단원에서 겪은 어려움이 과목 전체에 대한 인상으로 번지는 것입니다.

Q. 연구에서는 아이들의 과목별 마음을 어떻게 살펴봤을까요

이 주제를 오래 연구해 온 학자로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앨런 위그필드(Allan Wigfield)와 재클린 에클스(Jacquelynne S. Eccles)가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00년 『Contemporary Educational Psychology』에 실은 논문에서 기대-가치 이론을 정리했습니다. 아이가 어떤 과제를 고르고, 얼마나 버티고, 얼마나 해내는지는 "이걸 얼마나 잘 해낼 것 같은가"라는 기대와 "이게 나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가"라는 판단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관점입니다.

여기서 가치는 다시 네 갈래로 나뉩니다. 잘 해내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가(중요성),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즐거운가(흥미), 앞으로의 계획에 얼마나 쓸모 있는가(유용성), 그리고 그 일을 하느라 포기해야 하는 다른 일과 들여야 하는 노력, 마음의 부담(비용)입니다. 싫어하는 과목 앞에서 아이가 머뭇거리는 모습은, 이 가운데 즐거움은 낮고 비용은 크게 느껴지는 상태로 읽어 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이 담긴 설문을 했습니다. "다른 과목들과 비교하면, 너는 수학을 얼마나 잘하니?" "수학 숙제를 하는 건 아주 지루하니, 아주 재미있니?" 그리고 같은 아이들에게 해마다 설문을 되풀이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10년 동안 따라간 연구도 그중 하나입니다.

눈에 띄는 결과가 몇 가지 있습니다. 먼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수학, 읽기, 음악, 운동에 대해 "잘한다는 느낌"을 영역마다 따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잘한다는 느낌"과 "가치 있게 여기는 마음"은 서로 구별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이 많이 겹치기는 해도 완전히 같은 마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음으로, 평균적으로 아이들의 "잘한다는 느낌"은 학년이 오를수록 낮아졌고, 중학교로 올라간 직후에 변화가 가장 컸습니다. 과목이 쓸모 있고 중요하다는 생각도 3년 사이에 줄었습니다. 다만 같은 기간에 흥미가 줄어든 것은 읽기와 음악이었고, 수학과 운동에 대한 흥미는 줄지 않았습니다. 과목마다, 또 마음의 갈래마다 흐름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 이전 성적을 고려해도 "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다음 해 수학 성적을 가장 강하게 예측했고, "수학이 중요하고 가치 있다"는 마음은 수학을 계속 공부하겠다는 뜻과 실제 선택을 가장 강하게 예측했습니다. 연구진은 학년이 오르며 이런 느낌이 낮아지는 까닭으로, 아이들이 평가를 더 잘 읽게 되고 친구와 더 많이 비교하게 되는 점, 그리고 학교 환경이 평가와 경쟁을 더 드러내는 쪽으로 바뀌는 점을 들었습니다. 다만 이 마음들 사이에서 무엇이 먼저인지는 계속 연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Q. 그런데 왜 한번 싫어지면 계속 피하게 될까요

자기효능감이 낮은 과목일수록 아이는 그 과목을 피하게 되고, 피할수록 실력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어 자기효능감은 더 낮아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반대로 잘한다고 느끼는 과목은 더 많이 붙잡을수록 실력이 늘고, 그 실력이 다시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이 두 순환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벌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덜 좋아하는 정도"였던 과목이 나중에는 "쳐다보기도 싫은" 과목으로 굳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 과목에 손을 대는 것 자체가, 이미 못한다고 느끼는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불편한 일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싫어하니까 더 해야지"라는 접근은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내기 쉽습니다. 이미 자기효능감이 바닥인 상태에서 많은 양을 밀어붙이면, 그 불편한 확인만 반복될 뿐 선순환으로 돌아서기는 더 어려워집니다.

형제자매와 비교당한 경험도 이 악순환을 더 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언니는 이 과목 잘하는데 너는 왜 그래"라는 말을 들으면, 아이는 그 과목을 "내가 못하는 과목"이 아니라 "내가 언니보다 못한 과목"으로 더 무겁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비교는 자기효능감을 더 깎아내리는 쪽으로 작용하기 쉽습니다.

Q. 그럼 부모가 지금 해 줄 수 있는 건 뭘까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싫어하는 과목의 난이도를 확 낮추는 것입니다. 지금 수준보다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서 "이건 나도 할 수 있네"라는 작은 성공을 먼저 쌓아 주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첫걸음이 됩니다.

좋아하는 과목과 연결 지어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수학 문제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보게 하거나,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그 시대의 과학 이야기를 곁들이는 식으로, 이미 흥미를 느끼는 자리에서 출발해 조금씩 영역을 넓혀 줄 수 있습니다.

싫어하는 과목에서 작은 성취가 있을 때는 그 순간을 분명하게 짚어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목에서도 이런 걸 해냈네"라는 말은, 아이 안에서 "나는 이 과목은 못해"라는 생각을 조금씩 흔들어 놓습니다.

모든 과목을 똑같이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목표는 싫어하는 과목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나도 할 수는 있다"는 최소한의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어느 단원에서 막혔는지를 함께 찾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과목 전체가 아니라 특정 단원 하나가 그 과목 전체에 대한 인상을 나쁘게 만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지점을 콕 짚어 다시 짚고 넘어가면 과목 전체에 대한 거부감이 한결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Q. 집에서는 어떤 순서로, 어떤 말로 시작하면 좋을까요

흥미가 자라는 과정을 설명한 연구도 있습니다. 수잰 히디(Suzanne Hidi)와 앤 레닝어(K. Ann Renninger)는 2006년 『Educational Psychologist』에 낸 논문에서 흥미가 네 단계를 거쳐 깊어진다는 모형을 제안했습니다. 어떤 계기로 관심이 켜지는 상황적 흥미, 그 관심이 한동안 이어지는 상황적 흥미, 막 싹트는 개인적 흥미, 그리고 잘 자리 잡은 개인적 흥미입니다. 감정과 인지를 함께 본다는 점이 이 모형의 특징입니다. 싫어하는 과목이라면 지금은 맨 앞 단계, 관심이 한 번 켜지는 순간을 만드는 데서 출발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막힌 지점을 함께 찾습니다. 문제집 앞쪽부터 천천히 넘기며 "여기는 쉬웠어, 여기서부터 헷갈렸어"를 아이가 직접 손가락으로 짚게 해 보세요. 과목 전체가 아니라 막힌 한 지점이 보이면, 아이도 부모도 덜 막막해집니다.

둘째, 막힌 지점보다 한 칸 앞, 아이가 무리 없이 풀 수 있는 문제 서너 개로 시작합니다. 시간도 짧게 정해 두면 "끝이 보이는 일"이 되어 시작하는 부담, 곧 비용이 줄어듭니다.

셋째, 좋아하는 과목의 재료를 빌려 옵니다.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분수를 피자 그림으로 나눠 보게 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좋아하는 선수 이야기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보는 식입니다.

대화는 이렇게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 "수학은 그냥 싫어. 나는 원래 못해."
엄마: "그렇게 느낄 수 있지. 그런데 수학 전부가 싫은 거야, 아니면 어느 부분이 특히 싫은 거야?"
아이: "분수 나오고부터 하나도 몰라."
엄마: "그럼 분수 바로 앞까지는 할 줄 안다는 거네. 거기서 딱 세 문제만 같이 풀고 오늘은 끝내자."

문제를 풀고 나면 결과보다 과정을 짚어 주세요. "답 맞혔네"보다 "아까 헷갈린 데서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읽어 봤구나"라는 말이, 아이에게 "이 과목에서도 내가 해낸 게 있다"는 기억으로 남기 쉽습니다. 형제나 친구의 점수와 견주는 말은 이 시간만큼은 아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Q. 말씀은 작은 성공에 대해 무엇을 말해 줄까요

망령되이 얻은 재물은 줄어가고 손으로 모은 것은 늘어가느니라 (잠언 13:11)

잠언은 한꺼번에 얻은 것은 줄어들고, 손으로 조금씩 모은 것은 늘어 간다고 말합니다. 싫어하는 과목 앞에 선 아이에게 필요한 것도 한 번에 쏟아붓는 분량이 아니라, 손으로 하나씩 모으는 작은 성공입니다. 쉬운 문제 서너 개를 풀어 낸 경험은 작아 보여도, 그렇게 모인 "나도 할 수 있네"라는 마음은 쌓여 갑니다. 부모가 그 작은 모음을 알아봐 주고 함께 기뻐해 줄 때, 아이는 피하던 과목 앞에서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용기를 냅니다. 오늘의 한 문제가 작아도 괜찮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싫어하는 과목도 스스로 작은 단계부터 계획해 보는 습관을 돕고 싶으실 때, 이 책을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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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맘톡

개념 뜻 부모가 할 일
흥미 편향 재미있다고 느끼는 쪽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 싫어하는 과목을 흥미와 연결해 주기
과목별 자기효능감 과목마다 다르게 느끼는 "나는 할 수 있다"는 감각 쉬운 문제로 작은 성공부터 쌓아 주기
공통 해법 좋아하게 만들기보다 할 수 있다는 감각부터 채워 주기

정리하면,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만 붙잡고 싫어하는 과목은 거들떠도 안 보는 것은 편식하는 버릇이 아니라 재미있는 쪽으로 쏠리는 흥미 편향과, 과목마다 다르게 느끼는 과목별 자기효능감이 겹쳐서 생기는 일입니다. 난이도를 낮춰 작은 성공을 쌓고, 좋아하는 것과 연결해 주면 그 쏠림이 조금씩 완만해질 여지가 생깁니다.

당부를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가 유독 한 과목만 피하는 모습을 보셔도 "의지가 없다"고 미리 단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회피 뒤에는 "못한다"는 느낌을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습니다.

가끔은 그 과목을 좋아하는 다른 어른이나 친구와 연결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모가 설명하는 것보다, 그 과목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그 과목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아이를 집에서 가르치며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까지 보내는 동안, 저도 유독 한 과목만 피하던 아이를 자주 지켜봤습니다. 그 과목의 가장 쉬운 문제부터 "이건 풀 수 있지"로 시작하면서부터, 아이가 그 책을 펼치는 빈도가 조금씩 늘어났습니다. 처음엔 하루에 딱 한 문제만 풀고 덮던 아이가, 어느 순간 스스로 다음 장을 넘기는 모습을 봤을 때 그 변화가 참 반가웠습니다. 바뀐 것은 아이의 취향이 아니라, 그 과목에서 느끼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오늘 아이가 또 한 과목을 거들떠도 안 본다면, 억지로 분량을 늘리기보다 가장 쉬운 문제 하나로 작은 성공을 함께 만들어 보세요. 그 한 번의 성공이, 닫혀 있던 그 과목의 문을 여는 첫 틈이 될 수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그 작은 성공을 하나씩 더해 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과목도 아이에게 더 이상 피하고 싶은 자리가 아니게 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과목마다 들쭉날쭉한 아이의 태도에 고민이신 부모님들께, 그 모습이 편식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작은 성공 하나가 쌓이기 시작하면, 닫혀 있던 그 과목의 문도 조금씩 열릴 수 있습니다.

한 과목을 피하는 아이 곁에서 기다리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긴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조급해지는 마음을 붙들어 주시고, 작은 성공을 알아보는 눈을 열어 주신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야고보서 1:4). 오늘 쌓은 한 문제의 성공이 더디게 느껴져도, 그 기다림은 헛되지 않습니다. 인내가 온전히 열매 맺는 날을 바라보며, 아이와 함께 오늘의 작은 한 걸음을 기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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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Wigfield, A., & Eccles, J. S. (2000). Expectancy–Value Theory of Achievement Motivation. Contemporary Educational Psychology, 25, 68–81. · Eccles, J. S., & Wigfield, A. (2002). Motivational Beliefs, Values, and Goals.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3, 109–132. · Hidi, S., & Renninger, K. A. (2006). The Four-Phase Model of Interest Development. Educational Psychologist, 41(2), 1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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