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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친척 비교 발언, 아이 대신 막아 주는 한 문장

by 맘맘톡(가치코치) 2026.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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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다가오면 아이들이 조용해지는 집이 있습니다. 가기 싫다고 말하지는 않는데, 전날 밤부터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차 안에서 내내 이어폰을 꽂고 있습니다. 어른들은 반가운 마음에 묻습니다. "공부는 잘돼?" "몇 등이야?" "누구는 이번에 어디 붙었다더라." 악의가 없는 인사입니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인사로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은 명절 자리에서 아이가 듣게 되는 비교의 말을 어떻게 다룰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친척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부모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정해 둘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명절을 유독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예민한 걸까요?

중학생 아이가 명절 아침에 "나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돼?"라고 물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한참 있다가 "가면 또 성적 물어보잖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는 조금 다릅니다. 가는 것 자체는 좋아하는데, 사촌과 나란히 서서 키를 재거나 시험지를 비교당하는 그 몇 분을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왜 저렇게 예민하지" 싶으셨다면, 그 생각이 드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일 년에 한두 번이고, 어른들은 그저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순간 대부분 이렇게 하십니다. 첫째, 예민함으로 정리합니다 — "그냥 인사로 물어보는 건데 뭘 그래". 아이는 자기가 느낀 것이 과하다는 말로 듣습니다. 둘째, 미리 단속합니다 — "가서 표정 관리 좀 해". 아이는 자기 기분보다 남의 눈이 먼저라는 것을 배웁니다. 셋째, 아이 대신 변명합니다 — "얘가 요즘 좀 힘들어서요". 도와주려는 말인데 아이는 자기 이야기가 자기 없이 오가는 것을 듣습니다.

그러나 먼저 볼 것은 아이의 예민함이 아니라 그 자리의 구조입니다. 명절은 평소에 만나지 않던 사람들이 아이를 한꺼번에 평가하는, 아이 입장에서는 일 년에 몇 번 없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2024년 기준 42.3%였고, 우울감 경험률은 27.7%였습니다. 평소에도 열 명 중 네 명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위에 비교가 얹히는 날이 명절입니다. 아이가 유독 예민한 것이 아니라, 그날이 유독 어려운 날일 수 있습니다.

Q. 친척이 성적을 물으실 때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 앞에서 작은아버지가 묻습니다. "이번에 몇 등 했어?" 아이는 젓가락을 든 채로 부모를 봅니다. 부모는 그 짧은 순간에 판단해야 합니다. 사실대로 말할지, 웃어넘길지, 화제를 돌릴지. 대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몇 초가 지나가고, 아이가 먼저 "몰라요" 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 것은 부모가 둔해서가 아닙니다. 어른 앞에서 어른을 막는 말을 찾는 일이 원래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순간 흔히 세 가지가 겹칩니다. 하나는 아이 대신 답하는 것입니다 — "얘가 이번에 좀 떨어졌어요". 아이는 자기 성적이 식탁 위에 올라가는 것을 그대로 봅니다. 다른 하나는 웃으며 낮추는 것입니다 — "얘가 머리는 좋은데 안 해요". 겸손하려던 말인데 아이에게는 게으르다는 평가로 남습니다. 마지막은 그 자리에서 아이를 다그치는 것입니다 — "너도 좀 말씀드려". 아이는 도망칠 곳이 없어집니다.

그러나 미리 한 문장만 준비해 두면 그 몇 초를 넘길 수 있습니다. 공격하지 않으면서 화제를 옮기는 문장이면 됩니다. "요즘은 성적보다 뭘 재밌어하는지를 보고 있어요." "얘가 요즘 ○○에 빠져 있어요, 삼촌한테 한번 얘기해 봐." 어른의 관심을 막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갈 곳을 바꿔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아이가 듣는 자리에서 하십시오. 아이는 그 말을 "엄마가 내 편에 서 줬다"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모든 자리에서 통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한 번 막아 준 기억은 남습니다.

Q. 이미 비교하는 말을 들은 뒤에는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요?

집에 돌아오는 차 안입니다. 아이는 창밖만 봅니다. 부모가 "괜찮아?" 하고 물으면 "응" 하고 끝납니다. 그날 밤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으면, 부모는 낮에 그 말을 왜 막아 주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한 자신이 미워지는 마음, 많은 부모님이 같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이 순간 대부분 이렇게 하십니다. 첫째, 서둘러 덮습니다 — "신경 쓰지 마, 그런 말 다 잊어버려". 아이는 이 이야기를 더 하면 안 되는구나 하고 접습니다. 둘째, 상대를 대신 욕합니다 — "작은아버지가 원래 그래". 잠깐 시원하지만 아이가 배우는 것은 사람을 흉보는 방식입니다. 셋째, 교훈으로 넘어갑니다 — "그러니까 네가 더 열심히 하면 되잖아". 아이에게는 결국 어른들 말이 맞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먼저 하십니다. 첫째, 사실을 확인해 줍니다. "아까 그 질문, 나도 듣기 불편했어." 아이가 느낀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해 주는 것입니다. 둘째, 아이의 자리를 다시 놓아 줍니다. "네 성적은 우리 집 이야기지 다른 집 이야기가 아니야." 셋째, 다음 명절에 어떻게 할지 아이와 같이 한 가지만 정합니다. 곤란하면 화장실에 다녀와도 된다고 알려 주거나, 부모가 먼저 나서 줄 신호를 정해 두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해도 아이가 바로 밝아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음 명절에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아이가 알고 갑니다.

Q. 저도 명절이 힘든데, 아이 앞에서 티를 내도 될까요?

아이만 비교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도 그 자리에서 "애는 왜 아직이냐", "집은 언제 넓히냐" 같은 말을 듣습니다. 그러고 돌아와 아이에게 짜증을 낸 적이 있다면, 그날 밤 스스로가 제일 마음에 걸리셨을 것입니다.

어른도 힘든 자리인데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도 대부분 이렇게 하십니다. 끝까지 아무렇지 않은 척하다가 집에 와서 한꺼번에 터뜨리거나, 아이에게 "너 때문에 내가 뭐라고 들었는 줄 알아?"라고 말하게 되거나, 반대로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며칠을 조용히 보냅니다. 세 가지 다 힘들어서 나오는 반응입니다.

그러나 아이 앞에서 감정을 감추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다만 순서가 있습니다. 감정을 보여 주되 아이를 원인으로 두지 않으면 됩니다. "엄마도 오늘 좀 지쳤어. 너 때문은 아니야." 이 두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아이는 어른도 힘들 수 있다는 것과, 그 힘듦이 자기 잘못은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배웁니다. 참고로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5 청소년 통계」(2025년 5월 27일)는 청소년을 인구·건강·학습·교육·관계 등 8개 영역 34개 지표로 나누어 봅니다. 아이를 한 가지 숫자로만 보지 않는 것이 공식 통계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명절 자리에서 성적 하나로 아이가 요약되는 것이 이상한 일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맘맘톡

명절이 지나고 나면 "그 자리에서 한마디만 했으면 됐는데" 하고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밤이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날 아이 옆자리에 앉아 있었고, 아이가 고개를 숙였을 때 말없이 접시를 밀어 주었고, 돌아오는 차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 주었습니다. 말로 막아 주지는 못했어도 그 자리에 계속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가 기억하는 것은 부모가 한 말의 내용보다, 그날 내 곁에 누가 있었는가인 경우가 많습니다.

명절에 아이가 비교당하는 것은 부모가 무언가를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이를 지키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아이는 고쳐야 할 성적표가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던 한 사람이고, 부모님도 그날 똑같이 시험받고 온 한 사람입니다. 올해 명절에 한 문장만 준비해 가시면 충분합니다. 못 하셔도 괜찮습니다. 그 자리에 함께 계셨다는 것만으로 아이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오늘도 애쓰고 계신 부모님들 힘내세요.

이 글은 정서중심심리코칭의 일반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한 실전 가이드이며, 아이의 상태가 지속적으로 걱정되신다면 전문 상담기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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