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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코칭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그 답만 우기는 아이, 고집이 아니라 생각의 습관 때문입니다

by 맘맘톡(가치코치) 2026.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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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풀고 나서 "이 답이 맞다"고 한번 말한 아이는, 나중에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줘도 쉽게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럴 리 없어", "계산이 잘못됐을 거야"라며 끝까지 자기 답을 고집합니다. 고집이 센 성격인가 싶어 걱정도 되지만, 사실 이런 모습은 아이만의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생각이 작동하는 흔한 습관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왜 한번 맞다고 믿은 답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고집이 아니라 생각이 작동하는 방식과 관련 있다는 것을 짚어 보려 합니다.

Q. 왜 한번 맞다고 믿으면 잘 안 바뀔까요

자기 생각과 맞아떨어지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그 생각과 어긋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는 경향을 확증편향이라고 부릅니다. 아이가 "이 답이 맞다"고 한번 결론을 내리면, 그 뒤로는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눈에 들어오고, 틀렸다는 증거는 "뭔가 이상하다"며 쉽게 넘겨 버립니다. 이것은 특별히 고집이 세서가 아니라, 사람의 생각이 일반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확증편향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한번 내린 결론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풀이 과정을 되짚어 보고, 어디서 잘못됐는지 찾아내는 것은 그냥 "내가 맞다"고 믿고 넘어가는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듭니다. 머리는 가능하면 그 품을 아끼려는 쪽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이미 내린 결론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을 쉽게 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틀린 답을 고집할 때 "왜 이렇게 고집을 부려"로 다그치시기보다, "한번 믿은 걸 다시 의심하는 게 쉽지 않구나"로 먼저 이해해 주시는 편이 상황에 더 가깝습니다. 이것은 아이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생각의 습관입니다.

Q. 그런데 왜 증거를 보여 줘도 안 바뀔까요

정답을 직접 보여 줘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확증편향이 단순히 "몰라서"가 아니라 "이미 믿고 있는 것을 흔드는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자체에서 생기기 때문입니다. 자기 생각과 다른 정보를 접하면, 머리는 먼저 그 정보의 신뢰성을 의심하거나, "예외적인 경우"로 분류해서 자기 생각을 보호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선생님이 잘못 채점했을 거야"라는 반응도 이런 방어 작용의 하나입니다.

이 경향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른 근거를 침착하게 받아들이고 재검토하는 능력은,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서서히 자라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증거를 보여 줘도 바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부모님의 마음도 한결 편해지실 수 있습니다.

확증편향이라는 말을 처음 실험으로 보여 준 사람은 1960년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와슨(Peter Wason)입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숫자 규칙을 맞혀 보라는 과제를 주었는데, 참가자들은 자기가 세운 규칙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례만 계속 찾아보고, 그 규칙을 "반박"할 수 있는 사례는 거의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틀렸을 가능성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 맞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덜 자연스러운 생각의 방향이라는 것을 보여 준 실험이었습니다.

Q. 이런 모습이 공부 말고 다른 데서도 나타날까요

확증편향은 친구 관계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한번 "저 친구는 나를 싫어해"라고 생각하면, 그 친구의 무심한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역시 나를 싫어하는 증거"로 보입니다. 반대로 그 친구가 친절하게 대해 준 순간은 "그냥 그런 척한 거겠지"로 쉽게 넘겨 버립니다. 한번 세운 생각의 틀이, 그 뒤에 들어오는 정보를 전부 그 틀에 맞춰 해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이나 놀이에서 규칙을 두고 다툴 때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내가 맞다"고 믿고 나면, 상대방이 말하는 근거는 잘 들리지 않고 자기 주장만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발견하면, 공부에서든 관계에서든 같은 생각의 습관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알려 주실 수 있습니다.

Q. 그럼 부모가 지금 해 줄 수 있는 건 뭘까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정답을 바로 알려 주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풀이 과정을 다시 따라가 보게 하는 것입니다. "이게 왜 틀렸는지 한번 같이 처음부터 다시 풀어 볼까?"처럼 과정을 함께 짚어 가면, 아이가 스스로 자기 실수를 발견할 기회를 얻습니다. 부모가 먼저 "틀렸어"라고 선언하는 것보다, 스스로 발견한 오류가 훨씬 쉽게 받아들여집니다.

이때 말투도 중요합니다. "그러게 내가 뭐랬어"처럼 틀렸다는 것을 확인받는 순간 자존심까지 건드리는 말을 더하면, 아이는 생각을 바꾸는 것 자체에 더 저항하게 됩니다. 반대로 "어, 여기 다시 보니까 좀 다르네?"처럼 담백하게 사실만 짚어 주시면, 아이도 자존심 싸움 없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아이가 끝까지 자기 답을 고집할 때는, 그 자리에서 바로 승부를 보려 하지 않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나중에 한 번 더 같이 볼까?"처럼 여유를 두면, 아이도 당장의 자존심 싸움에서 벗어나 조금 더 편안하게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얻습니다.

평소에 부모가 먼저 "나도 틀렸었네, 다시 보니 이게 맞는 거였어"처럼 자기 생각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 주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시면, 아이도 자기 생각을 고집하는 것보다 바꾸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배워 갑니다.

아이가 스스로 "반박하는 증거"를 찾아보는 연습을 시켜 보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이 답이 맞다고 치고, 혹시 틀렸다면 어디서 틀렸을 것 같아?"라고 물어보면, 아이는 자기 생각을 확인하는 방향이 아니라 의심하는 방향으로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렇게 "틀렸을 가능성"을 스스로 찾아보는 질문을 자주 던져 주시면, 확증편향에 맞서는 생각의 습관을 조금씩 길러 줄 수 있습니다.

Q. 증거를 보여 줘도 생각이 안 바뀌는 게 연구로도 확인됐나요

1975년 스탠퍼드대학교의 리 로스(Lee Ross)와 마크 레퍼(Mark Lepper) 연구팀은 이 현상을 실험으로 분명하게 보여 주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가짜 자살 메모 중 진짜를 가려내게 한 뒤, "잘 맞혔다" 혹은 "잘 못 맞혔다"는 피드백을 무작위로 주었습니다. 이후 그 피드백이 전부 조작된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려 줘도, 처음에 "잘 맞혔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을 더 유능하다고 믿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 현상을 신념 지속(belief perseverance)이라고 부릅니다. 근거가 되는 정보가 완전히 무너진 뒤에도, 그 정보 위에 세운 믿음 자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아이가 틀렸다는 증거를 눈앞에서 봐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성격이 유별나서가 아니라, 사람의 생각이 원래 이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 연구가 보여 줍니다. 그러니 한 번에 생각을 바꾸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여러 번에 걸쳐 천천히 다시 보여 주는 쪽이 더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조급하게 몰아붙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믿음을 내려놓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 믿음을 세우는 데 걸린 시간만큼이나 필요할 수 있습니다.

맘맘톡

개념 뜻 부모가 할 일
확증편향 내 생각과 맞는 근거만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 스스로 풀이 과정을 다시 따라가 보게 하기
생각의 습관 한번 내린 결론을 다시 검토하지 않으려는 경향 부모가 먼저 생각을 바꾸는 모습 보여 주기
공통 해법 그 자리에서 승부 보지 않고 여유를 두고 다시 보기

정리하면, 틀렸는데도 끝까지 우기는 것은 고집이 세서가 아니라 자기 생각과 맞는 근거만 쉽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과, 한번 내린 결론을 다시 검토하지 않으려는 생각의 습관이 겹쳐서 생기는 일입니다. 스스로 과정을 다시 따라가 보게 하고 여유를 두면, 그 고집은 서서히 풀립니다.

이 습관은 어른에게도 똑같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을 의심하는 것보다 확인하는 쪽을 더 편하게 느낍니다. 아이만의 특별한 결점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면, 조금 더 여유 있게 지켜보실 수 있습니다.

어른도 뉴스를 볼 때 자기 생각과 맞는 기사만 더 믿고, 다른 의견은 "저건 틀렸다"며 쉽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만 "생각을 바꿔라"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 자신도 똑같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아이를 다그치는 마음도 한결 누그러질 수 있습니다.

두 아이를 집에서 가르치며 검정고시를 치르고 대학까지 보내는 동안, 저도 틀린 답을 끝까지 우기는 아이를 보며 "왜 이렇게 고집이 셀까"로 답답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바로 정답을 알려 주기보다 "같이 처음부터 다시 풀어 볼까"로 접근을 바꾸고 나서부터, 아이도 스스로 실수를 발견하고 훨씬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뀐 것은 아이의 고집이 아니라, 오류를 발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오늘 아이가 틀린 답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바로 정답을 들이밀기 전에 함께 처음부터 다시 풀어 보세요. 그 과정이,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바꾸는 가장 자연스러운 연습이 됩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답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먼저 아는 쪽이, 아이보다 부모일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릴까"로 답답하신 부모님들께, 그것이 성격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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